공휴일은 일요일을 제외하고 14일이다. 작년의 경우 불행히도 14일의 공휴일 중 6일이 토요일, 일요일과 겹치면서 직장인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다행히 올해엔 3일만이 토요일 일요일과 겹친다니 그나마 위안이 될 것 같다. 그런데 근로자들이 아등바등 챙기고 싶어 하는 공휴일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원래 근로자들이 쉬는 날이 아니다. 공휴일은 일반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근로기준법」에는 전혀 규정되어 있지 않고, 관공서 종사자들에게 적용되는 「관공서등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을 뿐이다. 말 그대로 공(公)휴일인 것이다. 그럼 왜 근로자들이 공휴일이 토요일이나 일요일과 겹친다고 난리들일까? 이는 우리나라 기업의 대부분이 기업규모를 불문하고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쉬게 하면서 쉬는 날에 대한 급여를 삭감하지 않는다는 의미임). 이와 같은 현상은 결국 근로자들에게 휴식을 통한 재충전의 기회를 부여하고 산재발생 위험을 낮출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소비를 진작시키는 등 개인적으로나 사회적·국가적으로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낳기 때문에 지극히 권장할만한 일이라 하겠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는 사정이 달라진다. 대기업의 경우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하고 연차휴가도 별도로 부여하더라도 특별한 부담이 없는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 공휴일과 별도로 연차휴가를 부여할만한 여력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중소기업에서는 정작 「근로기준법」에서 유급휴일로 부여하도록 강제되어 있는 연차휴가는 제대로 부여하지 않는 반면, 법적으로 쉬게 해줄 의무도 없는 공휴일이나 하계휴가 등은 유급휴일로 부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사업주의 공휴일에 대한 정확한 이해 부족으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이며, 이로 인해 사업주가 연차휴가 미사용에 따른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용노동청에 불려 다니는데다, 형사처벌까지 받는 웃지 못할 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근로기준법」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즉, 공휴일이나 하계휴가 등과 같은 법적으로 쉬게 할 의무가 없는 날에 대해 연차휴가를 사용해서 유급으로 쉴 수 있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할 경우 공휴일에 급여를 삭감하지 않고 쉬게 하면서 연차휴가도 상당부분 소진시킬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생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와 같은 제도를 알고 있는 사업주는 많지 않다. 상당수의 사업주들은 노동법을 악법이라 서슴지 않고 말한다. 사업주를 위한 내용은 하나도 없다는 이유다. 그러나 노동법을 잘 들여다보면 사업주를 위한 내용도 의외로 많다. 사람을 쓰면서 사람 관리에 관련된 법도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외부 환경 탓만 해서는 안된다. 다시 말하지만 공휴일을 유급으로 쉬게 하는 것은 절대 찬성한다. 하지만 연차휴가를 줄 형편도 안되면서 공휴일을 유급으로 쉬게 하는 사업주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근로자라면 공휴일을 유급으로 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자. 비록 공휴일이 토요일이나 일요일과 겹친다고 하더라도... ※ 2011년 공휴일 1. 신정 (토) 2. 설날 전날, 설날, 설날 다음날 (수,목,금) 3. 3·1절 (화) 4. 어린이날 (목) 5. 석가탄신일 (화) 6. 현충일 (월) 7. 광복절 (월) 8. 추석 전날, 추석, 추석 다음날 (일,월,화) 9. 개천절 (월) 10. 기독탄신일(일) < Copyrights ⓒ 이승주노무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